텍스트증후군 2012/05/21 13:53

움베르토 에코의 글 잘 쓰는 법

움베르토 에코의 글 잘 쓰는 법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라.
상업적 기호나 약자를 사용하지 마라.
괄호는 담론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말없음표(...)의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
가능한한 따옴표를 적게 사용하라.
일반화하지 마라.
외국어는 멋진 스타일을 만들지 않는다.
인용을 줄여라.
과잉 설명을 하지 말라.
저속한 말을 사용하지 말라.
언제나 구체적이도록 하라.
단 하나의 단어로 문장을 만들지 말라.
지나치게 과감한 은유를 조심하라.
쉼표는 정확한 곳에 넣도록 하라.
간략하게 하라.
과장하지 마라.
외국어 이름은 정확하게 쓰라.
언급하는 저자나 등장인물은 완곡하게 표현하지 말고 직접 지명하도록 하라.
글의 첫머리에 독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감사의 표시를 하도록 하라.
철자를 자세하게 확인하라.
반어법은 지겹다.
너무 자주 문단을 바꾸지 마라.
`우리는`이라는 권위적인 1인칭 복수를 (주어로) 절대 쓰지 말라.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지 마라.
논리적으로 결론이 전제에서 도출되지 않는 글을 쓰지 마라.
옛날 표현이나 이례적인 어휘를 너무 많이 사용말라.
너무 장황하지 않도록 하라.
미완성 문장은 피하라.

(1997년에 쓴 칼럼인데 인터넷식 글쓰기가 범하는 오류들을 비교적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쓰면 지금 보다는 훨씬 품위있고 발전가능성 많은 문장쓰기를 버릇 들일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저 자신은 `글 잘 쓰는 법`이란 칼럼을 쓸 자신이 없습니다. 에코 나이 정도는 돼야 가능할까요? 에코는 3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여든입니다.)



글 조리있게 잘 쓰려면책 즐겁게 많이 읽어라.

"우리는 왜 학생들에게 쓰게 할까요?" "우리가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강을 하다가 내가 간혹 학부모들에게 하는 질문이다. 대답은 저마다 다르지만 대 개 "생각을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거나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물어보면 대부분 "대입 논술시험에서 좋 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라는 답변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것은 언어교육의 흐름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이며 쓰기 교육의 목적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쓰는 목적은 읽기 위해서다.

가령 어떤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쓴다고 하자. 독서감상문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읽었던 책을 머릿속으로 다시 한 번 읽어야 한다.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대 목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읽을 수밖에 없다. 책 전체의 흐름을 알고 써야 읽을 만한 글이 되고 전체의 흐름 속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독서감상문을 써야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독서감상문 쓰기는 다시 한 번 책을 읽는 행위다. 또한 독서감상문을 자주 쓰다보면 자신이 새로운 책을 읽을 때 어느 부분에 신경을 쓰면서 읽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그 '감'을 잡을 수 있다. 책의 흐름은 강물 같아서 물결만 잘 타면 힘들지 않게 바다에 이른다.

언어교육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순서로 진행된다. 듣지 못하면 말할 수 없고 읽지 못하면 쓸 수 없다.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았다면 잘 쓰는 학생은 듣고 말하고 읽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학부모들은 쓰기에 '목숨'을 건다. 아이가 쓴 결과물만 보아도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어교육에서 쓰기교육이 가장 어렵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확실하게 표현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항상 단계가 있기 마 련이다. 아이들이 잘 읽지 않아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덧셈을 모르면서도 곱셈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같다.

70% 이상의 학생들이 책 읽기를 싫어한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필연적으 로 '쓰기'를 싫어한다. 독서는 좋아해도 쓰기는 싫어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즐겁게 읽어야 한다. 많은 책을 즐겁게 읽은 아이들은 좋 은 문장이 어떤 문장인지를 알 뿐만 아니라 쓸 내용이 풍부하다. 쓰기교육이 단지 쓰기에서 그친다면 그들이 쓴 글은 자신으로부터 소외될 수 있다. 자신이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도 읽기가 싫어진다. 그런 글은 글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내가 쓴 글을 내가 읽어도 만족스럽다고 느낄 때 다른 사람들이 그 글에서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읽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책을 잘 읽 는 아이들이 글도 잘 쓸 수 있다.

[박우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교육원장]

텍스트증후군 2012/05/08 23:53

사람은 참 재미있어

예전엔 생각치 못하고 저질렀고, 대수롭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요즘은 조금 더 생각하게 되는데, 제 경우에 그것은 '주위에 대한 바라봄' 인것 같아요.

 

10년을 만난 사람들, 그 이상을 사귄 친구들, 내 평생을 함께한 가족들, 어제 처음 본 사람들, 이제 친해지려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 별로로 생각하는 사람들, 잘 모르는 사람들. - 그들이 좋아하는 것, 그들이 원하는 것, 그들의 생각을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예전엔 분명 지나쳤을 것들이 분명한데도요.

 

그렇게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다보며 알게 된 것은.. 시간속에서 가만히 멈춰있는 사람은 없다는 거에요. 인생의 커다란 강물과도 같은 흐름에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가만히 가만히 정체하고 싶어도 사실은 그러는것이 더더욱 어려운일이 아닌가 싶어요. 변화가 어려울것 같지만 사실 지키는게 더 어려운일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다보면 누구나 변화하죠. 다양한 모습으로요.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눈에 보이는 무언가의 결과물이 당장은 없더라도 지내온 시간과 변화속에 사람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분명 무언가를 배우게 되죠. 그것은 씁쓸한 시행착오이거나 때로는 원하는것을 이루었을때의 성취감일수도 있구요. 그래서 사람은 모두가 다른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주변 사람들이 참 좋습니다. 모두가 다른 인생, 다른 얼굴, 다른 생각을 지녔지만 모두가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니, 그 모습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아름다워요. 아름다워서가 아닌, 그냥 그런 사람이라서 좋은 느낌?

 

절 잘 아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남들에게 별로 관심없는 인생을 살던 제가 요즘은 조금 달라진것 같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제 스스로도 그런 부분들을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그게 조금씩 나를 변화하고 있다면. 좋은 일이네요.

 

내가 어떤 사람이면 좋은지. 누군가에게 비추어지는 모습도 그렇겠지만. 그냥 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는지를 생각해요. 그 모습을 여기에서 말하면 많이 부끄럽겠지만, 그냥 언젠가 한명이라도 그렇게 바라봐준다면.. 뭐 제 인생도 꽤 괜찮게 살아가고 있는거 아닐까 싶어요.

 

자려고 하다가, 그냥 생각나서 예전 써놓은 글에 조금 더 끄적여봤네요. 요즘 제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요, 여유입니다. 그게 제일 부족해요. 뭐 언젠가 또 한가해지는 날이 오겠죠.

 

 

덧.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놓쳐버리는 것들이 너무 많은것 같아 요즘은 자꾸 기록하고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나도 모르게 소멸해버리는 시간들이 아쉬운데 모두 잡을 순 없어도 지금 이 순간만은 기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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