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로망백서 2012/01/25 14:00

믹스커피


난 믹스커피를 잘 먹지 않았었다. 우유나 라면처럼 1년에 다섯번도 먹지 않는 음식 중 하나였다. 몇년전 여름에 아이스블랙 커피믹스에 빠진적이 있긴한데 그것도 한때였고, 그 이후로도 거의 믹스커피를 먹지 않았다. 지인중에 한명은 작업실에 놀러오면 꼭 믹스커피를 찾는다. 내가 좋아하질 않으니 커피믹스를 사두는 일은 거의 없고 늘 아쉬워하기에 커피믹스를 몇개라도 사놔야하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늘 잊곤 했다.

얼마전에 동생이 작업실에 커피믹스를 사놓고 먹고 남은걸 놓고간게 있었다. 엄청 추운날 밤에, 친구와 함께 작업실에 왔다가 마땅히 먹을게 없어서 그 커피믹스를 타 먹었더랬다. 그때....... 아. 정말 맛있구나. 믹스커피가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라고 생각했다. 추워서 였을까? 아니면 조금 배가 고팠던터였을까?

그때부터였다. 야금야금 자주는 아니지만. 따뜻한 커피한잔이 생각날때 예전같았으면 원두를 갈아 드립커피를 내려먹거나 했을텐데. 아직 집에 남아있는 커피믹스를 하나 뜯어서 마신다. 달달하고. 달콤하다. 따뜻하고. 맛있다. 하하하. 뭔가 내가 할머니가 된 기분이 조금 든다. 하지만 맛있는 순간이다. 왜 사람들이 믹스커피를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것 같은 기분?

이 커피믹스가 다 떨어지면. 다시 사놓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그 맛이 그리워지는때가 오면, 커피믹스를 사놓겠지. 나쁘지 않은것 같다. 간편하고. 때로는 이런 인스턴트가 생각날때도 있으니깐.


동생이 사둔 믹스커피. 몇개 안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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